황인찬 / 독개구리
황인찬 / 독개구리 내가 잡아온 독개구리 한 마리 예쁘다 개골거린다 죽은 척 가만히 있는다 만지면 독이 오른다 그런데도 나는 잡아왔지 손이 퉁퉁 부었다 저녁이 오는 것을 나는 본다 검은 두 눈으로 내가 어제 접어 놓은 시집에는 개구리가 없다 청개구리는 독이 없다 아프리카 독개구리의 독은 극소량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다 이곳에는 생활이 없다 방바닥에 들러붙은 마사지 오이가 말랐다 뜨끈한 기운이 올라온다 독개구리가 먹는 것은 산 것뿐이다 사위가 어둡다 머리를 감고, 몸을 씻고, 옷을 입고, 의자에 앉았다 밀린 일을 생각하고 옛 애인을 생각하다 읽던 시가 생각나 시집에 손을 뻗다 책상 위에 앉은 그것을 보았다 나는 극소량의 공포를 느꼈다 황인찬 / 독개구리 (황인찬, 구관조 ..
2020.02.28