신해욱 / 色

2020. 4. 10. 15:33同僚愛

728x90


신해욱 / 色

나는 과도한 색깔에 시달린다

내가 나빴다

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져서

색깔을 훔치곤 했다

천연의 것들

인공의 것들

미안 너의 그림자도 건드렸다

심지어는 물에게까지 그랬다

​색깔들이 불규칙하게 차올라서

나는 쉽게 무릎이 꺾인다

나는 눈동자가 커다랗고

내가 너무

무거운 것이다

그렇지만 좋은 것들은 정말 많고

네가 있고

나는 녹이 슬고

나는 호흡 곤란

​오래오래

그럴 것이다

 

 

 

신해욱 / 色

(신해욱, 생물성, 문학과지성사, 2009)


https://www.instagram.com/donkgrine/

'同僚愛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데이비드 웨이고너(David Wagoner) / 별들의 침묵  (1) 2020.04.29
강우식 / 선거 유세장에서  (1) 2020.04.17
문정영 / 열흘나비  (1) 2020.04.10
안미옥 / 질의응답  (1) 2020.04.07
이설야 / 심장공장  (1) 2020.04.07