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경주 / 기담(奇談)

2020. 11. 29. 05:28同僚愛/김경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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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경주 / 기담(奇談)

지도를 태운다

묻혀 있던 지진은

모두, 어디로

흘러가는 것일까?

태어나고 나서야

다시 꾸게 되는 태몽이 있다

그 잠을 이식한 화술은

내 무덤이 될까

방에 앉아 이상한 줄을 토하는 인형(人形)을 본다

지상으로 흘러와

자신의 태몽으로 천천히 떠가는

인간에겐 자신의 태내로 기어 들어가서야

다시 흘릴 수 있는 피가 있다

 

 

김경주 / 기담(奇談)

(김경주, 기담, 문학과지성사, 2008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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