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재훈 / 월식

2020. 5. 2. 15:59同僚愛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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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재훈 / 월식

너는 너의 바깥에 서 있었다

손에 쥔 모래를 표정 없이 떨어뜨리는 소녀가

생각 없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

주먹 속의 모래가 모두 빠져나간 뒤에

문득 놀라 빈 손바닥을 펼쳐 볼 때

처음 들른 여인숙 방의 형광등 스위치를 더듬듯이

너는 내 안으로 들어왔다

어디 갔다 온 거니 손이 차구나

 

 

 

김재훈 / 월식

(미등록, 문학동네 2011.겨울, 문학동네, 2011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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