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복희 / 세라핀의 흰 물감 ― 해변에서 잠들기

2020. 11. 9. 09:40同僚愛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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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복희 / 세라핀의 흰 물감 ― 해변에서 잠들기

아무도 오지 않는 해변이어야 한다

영혼

그녀가 외쳤다 아무도 듣지 않았다

영혼

다시 중얼거렸다 들리지 않았다

먼 미래에도, 지금 우리에게 금지된 것을 원하게 된다면

겨우 먼

미래에 대한 상상이

지금 금지된 것에 대한 갈망으로 지어진 짐승 우리라면

누가 누구를 구경거리 삼는 거지

호기심을 갈망이라고 착각하면서

모르는 것을 향해

깨어나는 것 말고는 할 것 없으면서

신에게 물었다

인간은 무엇이냐고

신이 답했다

네가 무슨 꿈을 꾸느냐고

 

 

 

김복희 / 세라핀의 흰 물감 ― 해변에서 잠들기

(김복희, 희망은 사랑을 한다, 문학동네, 2020)

 


https://www.instagram.com/donkgrine/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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