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혜미 / 투어(鬪魚)​​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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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혜미 / 투어(鬪魚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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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빛나는 가시를 세우고 너에게 갈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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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고 듣는 것이 죄악이어서 무엇도 유예하지 못하고 부서져 완전해진 무늬가 되어 헤엄칠 때, 우리가 가진 비늘이 일제히 진동한다 지느러미를 펼치니 너와 나의 그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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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이렇게 단단하고 빛나는 것을 몸 안에 담가두었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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뼈, 거품 속에서 떠오른 얼굴, 그 얼굴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어 네가 머물던 자리에 다른 비참이 들어선다 서로를 흉내내다가 서로에게 흉(凶)이 되는 순간. 늑골을 숨기고 촉수를 오래 어루만지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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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두 개의 날카로운 비늘, 아름다운 모서리가 남겨졌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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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은 목젖을 붉게 적시며 구체적인 오후를 꿈꾸고, 잃어버린 아가미를 찾아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우리의 기도는 한곳만을 고집스레 방향하는 일이니, 깊이 고인 맹목이라해도 헛된 문장만은 아닐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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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함께, 멀리로 가자

아름다울 몫이 남아 있다

 

 

 

이혜미 / 투어(鬪魚)

(이혜미, 보라의 바깥, 창비, 201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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